치매 관리 성패도 얼마나 빨리 발견하느냐에 달렸다
국민일보 입력 2013.09.30 17:24치매 환자는 비단 TV드라마 속에서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9.18%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 유병률은 매 2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지장애라고도 불리는 치매는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병 위험이 늘어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병할 확률이 약 2.6배나 높다. 전체 치매 환자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20∼30년 동안 이상 단백질이 축적되어 나타는 질환으로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기억력, 언어기능, 방향감각, 판단력 등을 상실하게 된다. 또한 치매는 증상이 악화될수록 망상이나 불안에 시달리고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삶의 질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치매도 당뇨나 고혈압처럼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일상생활도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조기 진단을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두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는 '치매예방관리 10대 수칙'과 함께 '치매 초기에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어 중증으로 가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치매는 가능한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 시·군·구 단위의 보건소에서 치매 위험이 높은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쉽게 치매 여부를 검사해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치매 체크'를 개발해 배포했다. 치매 체크는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사용자가 검사문항을 듣고 대답하면 자동으로 치매 여부를 판별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도 혼자서 쉽게 검사를 할 수 있어 치매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국가치매지식정보포털(www.edementia.or.kr)을 개편, 누구나 치매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치매정보 365' 홈페이지를 열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2년 총 치매 정밀진단 및 감별진단 인원은 4만 명을 기록했으며 2013년 2월 조사에서는 그 기록이 4만2000명에 달해 앞으로 더 많은 노인들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치매 질환 치료 권위자인 박기형 가천대길병원 교수도 "만 60세 이상이라면 매년 치매에 대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기 진단이 이루어지면,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개선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 아세틸콜린은 신경전달물질로 주로 해마 주변에 많이 있는데, 기억력 및 인지 기능에 대한 중추적 역할을 한다. 때문에 치매증상치료제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인지 기능과 관련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고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